방화동 쭈꾸미 마을
방화동 쭈꾸미 마을 방화동에는 참 매력적인 식당들이 많다. 지금은 방화동 옆 마곡지구가 발전하면서 유명 프렌차이즈 기업들이 들어왔는데, 방화동은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식당들이 꽤나 많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얼마전 성시경씨가 다녀가서 유명세를 탄 방화동 교동짬뽕 이라던가 오늘 방문한 방화동 쭈꾸미 마을 이라던가 간판은 화려하지 않지만 음식을 먹으면 아주 단단하고 내실있는 음식이다라는 생각이 절로드는 그런 식당. 그래서 새로운 건물에 화려한 간판의 마곡지구의 프렌차이즈 맛집보다 가격은 저렴하고 맛은 더 좋은 방화동 맛집들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끌린다. 위치는 방신시장의 끝자락 큰 사거리길 사이 작은 골목에 위치한 식당.
일부러 걷지 않으면 모를 위치에 정말 오래전부터 쌓여온 나이테처럼 맛있는TV 맛있는녀석들 식신원정대 등등 다양한 채널들에서 취재를 다녀간 사진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맛있는 녀석들은 블루리본서베이 라던가 미슐랭 가이드 만큼의 신뢰를 가지고 있기에 그냥 기대감이 입장하기 전부터 밀려온다.
깔끔하게 오픈되어져 있는 주방. 그리고 늦은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큰 매장에 거의 가득차있던 테이블. 그리고 많은 유명인사들이 다녀가 남겨놓은 싸인까지. 첫 방문이지만 이미 맛있을 음식이 예측이 된다. 일단 노년층의 고객들이 많이 앉아 있었는데, 어찌보면 "남녀노소" 라는 말 중에 "노소" 를 대표하는 노인들과 어린아이들의 입맛을 맞추는게 사실 굉장히 어렵다. 오히려 아이나 노인들은 음식 자체의 맛에 포인트를 잡게 되는 경우가 많기에 말이다.
이제 이 곳이 맛있다 맛없다의 사실보다는 어떤 부분이 이 매장의 성공요소일까? 살펴보는 관점에서 식당을 둘러보았다.
메뉴판
기본 메뉴는 쭈꾸미 집 답게 쭈꾸미 요리가 메인이다. 쭈꾸미가 아닌 메뉴라면 문어숙회와 제육볶음 정도인데, 아주 심플한 메뉴가 좋다. 특별 조건으로 생 쭈꾸미로 조리할 시 1인분에 오천원의 추가요금이 발생하는데, 아직 냉동과 생 쭈꾸미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지 못했기에 때마침 점심특선시간 마감을 20분 남겨놓은 찰나 쭈삼불고기 2인분을 주문했다. 점심특선메뉴 같은 경우는 볶음밥이 불가하다고 나오는데, 그래서인지 철판이 아닌 접시에 요리가 담겨져 나온다. 그리고 흥미로웠던 메뉴 하나는 마늘쭈꾸미. 매운맛은 1단계에다가 파스타 사리까지 추가 가능해 아마 쭈꾸미와 마늘의 풍미가 더해진 알리올리오 메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파스타 러버인지라 다음에 방문할 적 이 메뉴를 떠올려야겠다 생각해보았다.
2인분의 쭈삼불고기가 나왔다. 1인분에 11000원이라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양도 푸짐한데 놀랐던 부분은 밑반찬과 채소가 정말 많이 따라나왔다. 삶은 콩나물 부추 상추 그리고 백김치와 편마늘과 쌈장. 그리고 공기밥까지. 취향에 맞게 쭈꾸미와 밥을 비벼먹어도 좋고 채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쌈에 싸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더욱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채소가 부족할 시 더 달라고 하면 사장님께서 푸짐하게 다시 채워주셨는데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어서 맵싹하지만 속을 보호할 수 있는 건강한 식당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예전에는 고기 위주의 식사가 좋았다면 나이가 먹으면서 채소가 곁들여진 고기가 진정한 맛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말이다. 쭈꾸미 요리의 맛을 표현하자면 고추기름과 고춧가루의 매콤한 맛과 양배추의 천연의 단맛이 잘 어우러져 맵다 라는 표현보다는 맛있게 맵싹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고추장의 텁텁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았던 맛의 한끼 식사.
옆테이블에서 파스타를 추가한 마늘쭈꾸미 요리를 주문하던데 이것도 대표메뉴라는 확신이 들정도로 인기가 많아보이는 모습이 보였다.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맛에 대한 진부한 설명보다 이 한장의 사진으로 설명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된장찌개도 그냥 제공해주셔서 이 가격에 이렇게 먹을 수 있다고??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정말 손꼽을 정도로 만족한 식당이라고 기록하고 싶다. 된장찌개의 맛도 강하지 않게 은은한 감칠맛이 돌 았던 집된장 감성의 요리.
컨디션 좋을 때 왔으면 쭈꾸미와 밥을 함께 먹다가 두번째 공기밥은 된장찌개와 먹으며 입가심을 해도 될 정도의 식당이었다고 적어보고 싶다. 정말 남기는 반찬 하나없이 둘이서 완벽하게 클리어한 오늘의 밥상.
마곡에서 똑같은 구성으로 식사를 했다면 적어도 인당 5000원은 추가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좋은 매장들이 신도시를 찾아 떠나가지 않고 오래오래 방화동에 자리잡아주었으면 하는 작은바램을 적어보며 글을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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