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주
중국 음식과 술에 대한 신뢰가 많이 없던 편이었는지라 사실 중국 술은 많이 접하지 않았었다. 맥주는 칭따오 정도 고량주는 연태고량주 정도로만 알고 있던 고량주의 스펙트럼이 오늘의 식사로 꽤나 많이 넓혀졌다고 감히 적어보고 싶다. 직장근처 마곡지구 유명한 중국요리집에서 회식을 했는데 연태고량주 & 공부가주 & 공부가주 작약 3종류의 고량주를 마셔보면서 좋은 고량주란 어떤 건지 마치 와인시음을 하는 것처럼 좋은 음식과 술을 마셔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음식도 스토리가 있는 걸 좋아해서인지 공자 가문에서 만든 술이라는 것 자체가 호감이었고, 공자의 고향인 취푸시에서 만든 증류식 양조주 라고 한다. 이과두주와 함께 한국 중식당의 양대산맥 되시겠다.
공부가주 스토리
중국 동부의 산둥성이 있는 취푸시 공자가 살던 시대에는 증류주가 없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원나라시대 이후 증류기법이 들어와 만들어졌다고 추정되는데 1700년대 황제인 건륭제가 맛있게 먹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고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취푸시 많은 양조장들이 통합되어 오늘의 공부가주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며 실제로는 공자와 관계가 있다 관계가 없다 논란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공부 (孔府 : 공자의 후손들이 모여살 던 장소) 가주 (家酒 : 가문의 술) 라는 이름의 술로 공자의 자손들이 대를 이어 술을 만들고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국공내전 이 후 중국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망명하게 되었는데, 이 때 공자의 대를 이어가고 있던 1920년생 쿵더청 이라는 인물을 대륙으로 불렀는데 공부가주를 보고 우리 가문에 이런 술이 없다고 내쳤다는 일화가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출범하면서 문화대혁명 홍위병들이 공자를 부정하는 비공주의를 외치며 묘지를 훼손하기도 했던지라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의 모습으로 해석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한때 즐겁게 챙겨보던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케이윌 편에서 공부가주로 요리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 같은데 한번 챙겨보면 좋겠다.
공부가주의 재료 도수
고량주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서도 고량주의 주 재료는 수수라고 한다. 수수 뿐만이 아니라 밀 보리 완두 옥수수 입쌀 찹쌀 같은 다양한 아시아 지역의 곡식들을 한번 쪄낸 뒤 누룩을 섞어 발효를 시킨다음 증류시켜 만드는 방식이 고량주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 만든 직후에 투명한 색을 띄는 원주를 3년 ~ 10년 동안 항아리에서 숙성을 시켜 완성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위에서의 모양처럼 항아리 모양의 병에 담아내는데 알콜 도수는 39 %
우리나라 소주도 순한 버전이 있어서 도수가 약한 버전의 소주가 나오는 것 처럼 순한 버전도 있다고 하는데 오늘 내가 먹은 버전은 오리지널 버전의 공부가주였다.
맛을 표현하자면 연태고량주보다 훅 들어오는 묵직한 향과 달큰하면서 화사한 향이 돌았는데 연태고량주보다 훨씬 더 매력이 느껴지는 술이었다. 함께 했던 선생님들 중 몇몇은 너무 묵직한 느낌에 반감을 느낀 것인지 연태고량주가 더 낫다는 의견도 있었지만서도 나에게는 아주 매력적이고 다시 먹어보고 싶은 술로 기억된다.
공부가주 VS 공부가주 작약 비교
식사 중에 사장님께 다른 술을 추천받고자 여쭈었는데 프리미엄라인의 공부가주가 있다고 추천받아 바로 윗단계의 공부가주 작약을 주문해 마셨다.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적어보겠지만 발렌타인 17년산을 먹다가 21년산 으로 올라갔을 때 더해지던 묵직함과 오크의 향이 연태고량주와 공부가주에서 느껴지던 차이였다면 공부가주에서 작약으로 넘어갈 때 느꼈던 느낌은 발렌타인 21년산에서 30년산으로 올라가며 더욱 더 묵직한 향이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깔끔하지만 향긋함은 더 길게 남는 술의 느낌이 인상적이었던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작약같은 경우 그래서 여성분들에게도 더 선호되는 술이겠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굳이 표현해보자면 공부가주 오리지널은 남자다운 느낌이라면 작약은 조금 더 세련된 꽃미남 스타일의 남성같은 술이라는 평을 더해보고 싶다. 다음 포스팅에 이 후 인상깊게 마셨고 병까지 예뻐서 집으로 가져온 공부가주 작약에 대한 이야기를 더해보려고 한다.
'먹거리에 대한 기록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사히 생맥주 500ml 생맥주를 편의점에서 캔으로 즐기다 (0) | 2023.05.03 |
---|---|
공부가주 자약 맛도 좋고 병 디자인마저 좋았던 고량주 (0) | 2023.04.05 |
도화림 마곡점 공부가주와 함께 수준높은 중화요리를 먹을 수 있었던 공간 (0) | 2023.03.29 |
청라 채움 편백찜 샤브샤브 기대없이 갔다가 만족해서 나온 식당 (1) | 2023.03.27 |
일본 여행 기념품 도쿄 바나나 Tokyo Banana (0) | 2023.03.26 |